EPISODE 02

잔고의 가격

돈을 받는 순간, 증거는 준호의 죄가 된다.

5분 · 현대 판타지 · 오피스 복수극
한밤의 사무실에서 미래 잔고를 확인하는 금융 분석가와 취재 기자

합의금 문서에는 비밀유지와 횡령 인정 조항이 함께 들어 있었다. 돈을 받으면 회사가 훔친 돈이 준호의 범죄 수익으로 바뀌는 구조였다.

서린

서명하지 마요. 저 돈은 입막음이 아니라 덫이에요.

준호

그런데 앱은 서명할 때만 내일의 잔고를 보여줍니다.

준호가 거절 버튼에 손을 올리자 잔고가 8,420원으로 돌아왔다. 대신 새 내역이 나타났다.

오전 08:40 · 미수령 급여 반환 · 8,700,000원

메리트페이는 퇴사자 수백 명의 마지막 달 급여에서 같은 명목의 돈을 떼고 있었다. 준호가 원장을 노동청에 넘기면 자신의 돈도 합법적으로 돌려받을 수 있었다.

서린

기사는 내가 쓰죠. 당신은 숫자가 거짓말하지 못하게 만들어줘요.

둘은 밤새 계좌 흐름을 맞췄다. 새벽 네 시, 준호는 특정 직원 한 명의 급여만 정상 지급된 사실을 발견했다.

준호

재무팀 박대리. 삭제 권한도 이 사람에게 있어요.

앱이 진동했다. 내일의 잔고가 8,708,420원으로 올랐다. 바로 그 순간 박대리의 급여 예정액은 0원이 됐다.

당신의 선택

박대리의 몫까지 되찾을까?

NEXT SIGNAL

오전 아홉 시, 준호의 통장에 870만 원이 들어왔다. 입금과 동시에 앱에는 경고가 떴다. “오늘 얻은 돈만큼 누군가의 내일이 줄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