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고의 가격
돈을 받는 순간, 증거는 준호의 죄가 된다.
5분 · 현대 판타지 · 오피스 복수극

합의금 문서에는 비밀유지와 횡령 인정 조항이 함께 들어 있었다. 돈을 받으면 회사가 훔친 돈이 준호의 범죄 수익으로 바뀌는 구조였다.
서린
서명하지 마요. 저 돈은 입막음이 아니라 덫이에요.
준호
그런데 앱은 서명할 때만 내일의 잔고를 보여줍니다.
준호가 거절 버튼에 손을 올리자 잔고가 8,420원으로 돌아왔다. 대신 새 내역이 나타났다.
메리트페이는 퇴사자 수백 명의 마지막 달 급여에서 같은 명목의 돈을 떼고 있었다. 준호가 원장을 노동청에 넘기면 자신의 돈도 합법적으로 돌려받을 수 있었다.
서린
기사는 내가 쓰죠. 당신은 숫자가 거짓말하지 못하게 만들어줘요.
둘은 밤새 계좌 흐름을 맞췄다. 새벽 네 시, 준호는 특정 직원 한 명의 급여만 정상 지급된 사실을 발견했다.
준호
재무팀 박대리. 삭제 권한도 이 사람에게 있어요.
앱이 진동했다. 내일의 잔고가 8,708,420원으로 올랐다. 바로 그 순간 박대리의 급여 예정액은 0원이 됐다.
박대리의 몫까지 되찾을까?
NEXT SIGNAL
오전 아홉 시, 준호의 통장에 870만 원이 들어왔다. 입금과 동시에 앱에는 경고가 떴다. “오늘 얻은 돈만큼 누군가의 내일이 줄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