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차의 승객
그 얼굴은 여름을 닮았지만 여름은 아니었다.
4분 · 미스터리 로맨스

민서가 뒤를 돌아보자 모자를 눌러쓴 여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흔들리는 버스 안에서도 걸음은 망설임이 없었다.
민서
잠깐만요. 그 반지, 어디서 났어요?
여자는 대답 대신 다음 정류장에서 내렸다. 도윤이 뒤따르려 했지만 지우가 막아섰다.
지우
수영장으로 가. 저 사람은 우리를 길에서 떼어놓으려는 거야.
도윤
또 네 판단대로 하라고?
두 사람의 목소리에는 오래된 다툼의 흔적이 있었다. 민서는 처음으로 그들이 자신이 떠난 뒤에도 가까웠음을 실감했다.
좌석 아래에는 작은 녹음기가 남아 있었다. 재생 버튼을 누르자 여름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녹음은 일곱 해 전 날짜였다. 끝부분에 남자 목소리가 겹쳤다. “여름아, 문 열지 마.”
민서는 도윤과 지우를 번갈아 보았다. 두 사람 모두 그 목소리의 주인을 아는 눈이었다.
누구에게 녹음의 목소리를 묻을까?
NEXT SIGNAL
녹음기 안에는 아직 재생하지 않은 파일이 하나 더 있었다. 제목은 ‘민서에게만’.